IoT 기술의 선점 효과
loT 기술이 흔해져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게 된 뒤에는 이미 늦다. 승자가 정해져 모든 네트워크를 지배한다면, 당신이 진입할 틈새는 바늘구멍보다 좁을 것이다. 디지털 사회의 특징은 먼저 자리를 잡아 표준의 기준을 장악하는 자가 모든 영광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초거대 기업이 조금이라도 더 일찍 IoT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여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당신 역시 어림짐작과 얼마 안 되는 데이터에 의존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광범위한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남들보다 빼빠르게 시장을 지배하고 싶지 않은가?
이제 다음 장부터는 이러한 선점을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을 하나하나 살펴볼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이러한 이익들이 결합되어 새롭게 탄생할 '순환 기업 '이다. 이 구조에서는 생산자부터 유통망,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모든 부문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데이터를 중심축으로 삼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순환할 것이다.
기술적 개발을 통한 IoT 성장
물론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첨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IOT를 사업의 모든 부문 곳곳에 적용해 변화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려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럿 있다. 먼저 loT 구성품의 가격과 전력 소비량이 현저히 줄어들어야 하며, 크기 역시 지금보다 작아져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사고해 온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이제부터 새로이 찾게 될 방대한 데이터를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달라질지는 지금 당장 알 수 없다. 눈을 뜨자 마자, 즉 실명에서 벗어나자마자 어떤 것이 나아질지는 예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뜰 때 아주 잠시 세상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떠올려보라. 비로소 데이터가 흐르기 시작할 때에야, 그래서 전에는 '먹통' 이던 기기들이 눈을 떠 서로 통신하고 제어할 때에야 비로소 변화의 모습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할 것이다.
GE, 존디어 같은 IoT 선도 기업이야 벌써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재편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회사가 loT 전략에 손도 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기술의 아주 기초적인 부분만 사업에 도입해도 현재 진행하는 업무의 상당수를 훨씬 더 단순하고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회사는 매우 드물다. 프랑스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capgemini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42퍼센트가 'loT 서비스개 발을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고서는 IoT 투자에 머뭇거리는 회사들을 향해 이런 불길한 경고를 던지며 끝을 맺는다.
IOT는 디지털 세계에 일어날 차세대 진화를 대표한다. 영리한 신생 기업과 인터넷 업체들은 IOT가 제공하는 기회를 날쌔게 잡아채고 있지만, 기존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주요 수입원에만 몰두한 채 그저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다. 경제 분석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앞으로 loT 시장은 신생 기업이 지배할 확률이 매우 높은데, 새롭게 개발될 loT 솔루션 가운데 50퍼센트가 설립된 지 3년이 안 된 신생 기업에서 나오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생 기업만큼 민첩하지는 못할지라도, 이제 대기업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 디지털 세계에 일어난 모든 혁신적 파괴가 그렇듯, 뒤쫓는 처지가 되는 기업은 몹시 어려운상황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는 길
내가 이 책을 쓴 목적 역시 적어도 loT 때문에 기업이 시장에서 밀려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비즈니스 커리어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물론 당신의 경쟁자는 빼고 말이다). 더 나아가 잠재력 있는 많은 기업이 IoT 기술 혁신을 통해 거대한 이익을 누리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조직과 사회에 속한 여러 개인이 이 혁명의 과정에 동참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새로운 경력을 쌓는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필연적으로 디지털 세상에 살 수밖에 없는 이 세계의 구성원들이 세상과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뒤바꾸길 바란다. 아니, 이제 도래할 시대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큰 변혁을 일으키는 일에는 기술 말고도 다른 것들이 필요하다. 경영 관행을 바꿔야 하고, 더 중요하게는 경영진의 사고방식을 밑바탕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이를테면 지난날 경영진은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직급에 따라 깐깐하게 부여했다. 하긴, 이런 정보를 동시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싶어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력이 없었다.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대 기업의 사무실에서는 정보를 종이에 기록해 편집한 뒤 창고에 보관했다. 그런 다음 관리자가 '본인이 관련 정보라고 판단한 내용'을 '본인이 판단하기에 그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정보를 쥔 관리자의 권한이 막강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그런 제약이 없어질 것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에 필요한 정보에 대해 모든 관련자가 동시에 접근할 권한을 갖고, 그 정보가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일이 실현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관리자가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과 이용권을 기꺼이 내놓으려고 할까? 그들은 앞으로 보고 체계 및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
고 다시 짤까? 관행처럼 이어온 기존의 직급 체계를 순순히 포기할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나 GE 같은 똑똑한 회사들은 한발 앞서 IoT 기업으로 탈바꿈한 덕분에 오늘날 더 적은 운영비와 더 높은 효율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동시에 새 수입원을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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