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스마트 쓰레기통으로 거듭난 빅벨리 솔라

GarciaHD2 202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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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기술은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을까?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줄 좋은 사례가 있다. 폐기물 관리 기업 '빅벨리 솔라'를 알고 나면, 분명 IOT가 산업에 미칠 파장을 지금과 달리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쓰레기통을 떠올려보자. 그보다 더 문명에 뒤떨어지는 것이 있기나 할까? 역겨운 냄새, 찌그러진 자국, 넘쳐 나는 쓰레기에 들끓는 파리 떼…. 툭하면 옆으로 쓰러지기 일쑤고, 게다가 멍청하다. 혼자서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하는 먹통이라 그저 멍하니 자리만 지킬 뿐이다.

단, 빅벨리 솔라가 만든 쓰레기통은 예외다. 이 새로운 쓰레기통은 매끈하게 윤이 나는 멋진 밀폐식 쓰레기통으로,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압축기 덕분에 쓰레기를 다섯 배나 더 많이 담을 수 있고, 옆에는 재활용품 수거함도 여러 개 딸려 있다. 기존의 쓰레기통에 견주면 이만한 특색으로도|주목받을 만하다. 하지만 신생 기업 빅벨리 솔라는 단순히 쓰레기 및 재활용품 수거효율을 높인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초창기 모델에서는 통이 거의 다 찼을 때 빨간색 경고등이 켜졌다. 

하지만 인터넷만 통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이 출현하자, 빅벨리 솔라는 사물 지능 통신 M2M(Machine-to -Machine: 사물과 사물, 즉 기계간의 통신으로 정보 전달이 이루어진 기술을 의미하며 IOT의 하위 개념으로 분류된다) 분야의 선두 주자인 디지 인터내셔널 Digi International과 손을 잡고 쓰레기통에 '무선 통신 기능'을 추가했다. 한마디로 쓰레기통을 더 '똑똑하게' 만든 것이다. 빅벨리 솔라의 마케팅 부사장 레일라 딜런 Leila Dillon은 이렇게 전한다.

IOT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부터 우리는 클라우드로 쓰레기통을 연결했어요 그러다 문득 도시와 협력해 쓰레기 수거 방식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아하' 하고 무릎을 쳤죠."예전에는 순전히 가까운 거리를 기준으로 (빅벨리 솔라의 조금 더 생생한 표현을 빌리자면 "수거자의 몸에 각인된 기억과 촉만으로") 수거 경로와 일정을 짰다. 그러나 빅벨리 솔라의 무선 '쓰레기 상황판CLEAN Management Console'이 도입된 뒤에는 쓸데없이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지 않고도 혁명 도시를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상황판은 현재 어느 지여이 어떤 쓰레기통이 가득 차 악취를 풍기고 있는지, 아니면 언제쯤 그러한 상황이 다가올지를 미리 확인해 알려준다. 이제 공공사업 부서에서는 지역 곳곳에 설치된 쓰레기통이 수집해 공유해주는 쓰레기 적재량과 적재 추세, 지난 수거 이력 분석 결과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며 도시 미화를 관리한다. 과거에 그러했듯 평균 배출량에 따라 쓰레기 수거 일정을 획일적으로 짜는 것이 아니라(가령 어떤 지역은 2주일에 한번, 그 옆 동네는 1주일에 한 번 수거하는 식으로 말이다), 바로 지금 발생하는 배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수거 일정이 바뀌고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찾아낸다. 그 결과 빅벨리솔라 쓰레기통을 설치한 도시에서는 수거 빈도를 평균 70~80퍼센트까지 줄이면서도,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더 많이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있다.

빅벨리 솔라가 여기서 멈췄다면 남들보다 조금 더 똑똑한 수준에 그쳤을 것이다. 그들은 쓰레기통으로 취합한 방대한 데이터를 고객에게 사용료를 받고 판매한다.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이는 오늘날 항공웅 제트엔진 제조사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상품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파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고객은 쓰레기통이 살살이 모은 현장의 데이터를 구입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기업은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한다. 최근 레일라 딜런을 비롯한 빅벨리 솔라의 구성원들은 매우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쓰레기통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몰려 있죠"자신들이 '소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빅벨리 솔라의 직원들은 쓰레기통에 달린 '무선 통신 기능'을 활용해 도시 에어 떤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연구했다. 기술팀이 도시에 꼭 필요한 핵심 공공 서비스를 따져보니, 빅벨리 솔라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했다. 그들은 이제 파트너 도시와 협력해 '무료 와이파이 핫스폿'을 제공하고, loT 통신 장치 '비컨 Beacon'(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한 근거리 통신 기능이 내장된 유무형의 통신 거점으로, 사용자가 비컨에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인식해 반응한다-옮긴이)을 설치해 주변 보행자에게 위치 정보 등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또 주변 날씨를 감지해 실시간으로 기상 예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빅벨리 솔라 쓰레기통은 특정 공간에 내장되어 고정된 게 아니라 언제 든 쉽게 옮길 수 있으므로, 배선 공사를 따로 하지 않고도 새로운 기능을 빠르고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정교한 첨단 기술인 소형 기지국 '스몰셀 small Cell'을 쓰레기통에 주입해 빈번하게 일어나는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통신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지역의 주민들에게 와이파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조만간 빅벨리 솔라가 API(용용 프로그램램 인터페이스)를 공개하기로 했으니, 앞으로는 빅벨리 솔라의 데이터를 활용해 더 똑똑해진 사람과 사물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 빅벨리 솔라가 웹사이트에 자신들의 쓰레기통을 이렇게 소개하는 것도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빅벨리 솔라는) 똑똑한 쓰레기 및 재활용품 수거기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공공 통행로에서 묵묵히 일을 하며 도시의 핵심 공공 서비스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나날이 발전하는 첨단 기술을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다. 접속하기도 쉽고, 기술이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는다."요점은 이렇다. 

빅벨리 솔라는 '좋은 기술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스며든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사례다. IOT를 이용하면 하찮고 흔한 도시의 쓰레기통 같은 물건마저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품 수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전천후 통신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보행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의 중심축'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쓰레기통도 이 정도인데, 하물며 우리 일상에 산재한 흔한 물건들과 그것들이 작동하는 방식, 더 나 아가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재검토한 뒤 IoT 기술을 적용하면 그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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